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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양천경찰서 박미숙 경감
30년 외길을 걸어 온 한 女警의 북한이탈주민 이야기
 
허용재 기자 기사입력  2013/12/31 [15:16]
“북한이탈주민은 우리와 똑같은 대한민국 국민,  희망을 안고 살 수 있도록 힘을줘야 합니다”

[e조은뉴스/허용재 기자] 1990년대 초반까지 북한이탈주민의 남한사회 입국은 한 해 10명 이내로 군인 또는 간첩들이 대부분 이었는데 이들은 ‘귀순용사’라고 불리면서 특별한 혜택을 누리는 동시에 정치적으로 활용되기도 했다. 하지만 1990년대 중반 ‘고난의 행군’ 및 북한의 연속된 자연재해를 기점으로 생존을 위해 북한을 탈출하여 한국으로 입국하는 북한 주민들의 수가 급격하게 증가했다. 

1998년과 1999년 사이에 북한을 탈출한 주민들에 대한 북한당국의 체포와 처벌 수위가 강화되자 잠시 탈북자의 규모가 줄어들었지만, 2000년을 기점으로 북한이 식량 배급을 잠시 중단하자 연간 입국인원이 세 자리 수를 돌파하였고 2002년에는 1000명, 2006년에는 2000명을 넘어섰다. 그리고 2013년, 올해 8월 기준으로 북한이탈주민 전체인구는 25000명이 넘었다. 

북한이탈주민_. 우리가 이들을 보는 시각은 분단 68주년을 눈앞에 두기까지 '오래된' 이주민이면서도 정작은 사회 관심권에서 멀어진 사람들로서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차별과 냉대, 무시, 무관심 속에서 남쪽에서의 삶을 어렵게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이다.

이렇게 낯선 땅에서 어려운 삶을 살아가는 이들을 위해 불철주야 이들의 삶을 살펴보고 신경을 써야하는 공직자가 있다. 바로 양천경찰서 보안1계장 박미숙 경감이다. 늦가을의 단풍잎이 거리에 휘날리며 겨울이 오고 있는 지난 11월 27일 오후, 기자가 박 경감을 찾아가 ‘북한이탈주민’ 업무에 대한 인터뷰를 요청하자 그녀는 한사코 거부를 했다.

그러나 물러서지 않는 기자의 끈질긴 설득으로 취재에 응한 박미숙 경감, 그녀는 확실히 다부지고, 세심하고, 총명한 인상을 가진 여경이었다. 이웃관내인 강서경찰서에서 이곳 양천서로 온지 이제 2년, 담당업무가 북한이탈주민이기에 그들의 실태와 현황 등 여러가지에 대해 질문을 하자 “강서보다는 이곳 양천 관내가 북한이탈주민이 훨씬 많다”고 말하면서 “첫째는 이탈주민의 신변보호를 위한 신변보호관으로 정착지원 등 이들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지만 물질적 경제적 어려움을 보면서 해당 자치단체의 지원이 특히 필요한 것을 느낀다”고 말했다.

박 경감은 또 "북한이탈주민에 대해선 지나친 관심보다는 더불어 살아가는 이웃으로, '있는 그대로' 대해 주는것이 좋다"면서 “어찌보면, 새로운 형태의 이주민인 그들이 우리 한국 땅을 밟으며 살고 있는지 벌써 18년째로 접어들고 있는데 이제 3~4년 뒤면 3만 명 돌파가 예상되고 있다. 특히 이들이 살고있는 지역은 서울29%, 경기27%, 인천9%로, 수도권에 65%가 몰려들고 있다”고 말했다.
       
탈북 여정도 쉽지 않지만, '정착'도 쉽지 않아
여성이 69%차지, 여성들에 대한 보살핌 절실
  
그는 또 “이들이 중국 또는 제3국을 통한 탈북 여정도 쉽지 않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정착'도 결코 쉽지만은 않은 것을 발견하고 있다”면서  “이들은 마음만 급할뿐 모든게 낯설다. 사회적, 정신적 충격도 크고, 고민도 많고, 상처도 쉽게 받는다. 물론 경제적 어려움이 더 크다. 정부의 정착지원금은 1인가구 기준 700만원. 여기에 장려금으로 직업 훈련 및 자격증 취득, 취업 장려금 등 최대 2440만원, 가산금으로 노령ㆍ장애ㆍ장기치료 등에 최대 1540만 원을 받는다. 이 밖에 임대아파트, 주거지원금, 1인가구 기준 1300만원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박 경감은 특히 “경제적 곤란도 문제지만 심리적, 정서적 어려움은 훨씬 더 크다. 이질화된 언어 문제나 문화적 차이, 소득 격차 등에서 비롯되는 문제들이다. 국내에 정착한 북한이탈주민 중 여성이 69%를 차지해 여성들에 대한 보살핌이 절실하다”면서 "북한이탈주민들이 우리와 '똑같은'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희망을 안고 살아갈 수 있도록 힘을 모을 것"을 강조했다.

기자가 업무 중 보람을 느낀 일이 있느냐?고 묻자 그는 “관내에서 한 이탈주민이 교통사고를 당해 사망 직전까지 이르렀지만 곧바로 병원으로 이송, 치료비 관련 및 지원에 그야말로 응급으로 처치, 살려낸 일이 있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안타까움과 아쉬움도 많다”면서 “이탈주민들의 건강상태를 보면 대개 암의 질병이 많다, 그중 여성들은 갑상선암으로 수술을 못할정도의 상태를 갖고 있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들이 이 지경까지 이른것은 바로 생활고”라고 밝혔다.

박 경감은 또 “이들은 어쨌든 일을 해야 먹고 살기에 자주 병원에도 못가고 검진도 잘 받지 않고 있어 그야말로 열악한 의료생활을 하고 있다. 또 정신적질환도 많아 이런 치료필요에 적극 지자체에서 관심을 가져야 한다”면서 “또 한국에서 살아가는 데에 필요한 정신교육을 국내 관련 단체들이 하나의 시스템을 만들어 주기적으로 실시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 우리는 북한이탈주민에 대하여 같은 민족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그들은 언어, 풍습, 법, 교통질서가 달라 남한사회에 적응하는 일이 버겁다. 하다못해 카드를 만들고 쓰는 법조차 몰라 난감할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남쪽 사람들의 보이지 않는 차별이나 무관심은 견딜 수 있어도 자본주의 체제 적응은 정말 힘에 부친다”고 말하는 이탈주민을 기자도 만나본 사실이 있다. 
   
지자체와 사회단체, 안정적 정착위한 지원방안 모색 필요
둘째아들 경찰대학 진학이 최고의 희망
 
 
박 경감은 "죽을 고비를 몇 차례나 겪은 북한이탈주민들은 입국 과정에서 안게 된 상처, 스트레스나 장애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다"면서 “지자체나 사회단체가 이들 이탈주민에 대한 지원협의회를 개최하여 이들이 지역사회에 안정적으로 정착하는데 어려움이 없도록 하기위한 실질적인 지원방안을 모색했으면 좋겠다”면서 “이탈주민들의 생활경제 교육 및 건강검진 실시, 건강하고 행복하게 잘 살 수 있는 웰니스(Wellness) 커뮤니티 사업 및 자매결연 확대 추진, 이탈주민의 개별 욕구조사를 통한 정착지원사업 추진 등 다양한 정착지원 방안을 연구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이들이 지역의 구성원으로서 지역사회에 조기에 정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지역주민과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기 위해 지자체나 단체가 노력해 나가야 한다”면서 “저의 생각으로는 연말이 되면 지역별로 많은 행사들이 있는데 북한이탈주민과 평통자문위원들이 자매결연을 체결하여 가정 및 사회생활, 문화체육활동 등 다양한 정착지원 활동을 추진해 나간다면 이들은 밝은 희망을 갖고 살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이탈주민에 대한 질문을 마치고 경찰입문의 계기를 묻자 “고교 졸업후 대학에 진학을 못해 공무원시험을 준비했는데 어떻게 합격이 된 것이 순경 이었다”면서 “1983년에 경찰제복을 입었으니 올해로 꼭 30년이 됐다. 85년부터 얼마동안은 경호실에서 영부인 경호업무를 보았고 88올림픽을 계기로 오랫동안 공항에서 특수업무를 보기도 했다”는 그녀는 이제 50이 되었지만 10년은 아래로 볼 수 있는 동안(童顔)이었다.

“현재 대학3년인 아들과 고2로 내년 수능을 보는 둘째 아들이 있는데 둘째가 엄마의 직업을 좋게 보고 엄마를 따라 경찰이 되기 위해 경찰대학 진학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둘째가 경찰대학에 진학하는 것이 현재로서는 저의 가장 큰 희망”이라고 소감을 밝히는 박미숙 경감은 30년이란 외길을 민중의 지팡이로서 국가와 민족을 위해 열심히, 성실히. 묵묵히 오로지 자신의 책무를 다하면서 살아온 모범경찰관 이다. 

이날, 기자가 박미숙 경감을 만나 취재를 마치고 양천경찰서를 나서면서 느낀 감정, 그것은 “이제 북한이탈주민 이들을 특별한 소수가 아니라 우리 모두가 서로 함께하는 이웃으로서 관심과 애정으로 대하고 또 이들 이탈주민을 단순한 보호의 대상자가 아니라 통일을 대비한 남?북 사회의 가교역할을 할 수 있는 소중한 자원으로의 인식전환이 필요하다”는 것을 다시금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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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3/12/31 [15:16]  최종편집: ⓒ e조은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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