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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무료로 경기도청 차량 빌려 타고 고향 갑니다”
경기도, 설 연휴 첫 번째 ‘해피 카 쉐어링’ 운영
 
황기복 기자 기사입력  2016/02/06 [11:15]
▲     © 황기복 기자
 다음은 인터뷰에 근거해 재구성한 스토리이다.
“여보, 이번 설에 갈 차표 예매해야하는데 인터넷 예약도 어렵고 걱정이야. 애들 3명 데리고 가려면 차비도 만만찮을 텐데…”

[경기=e조은뉴스]황기복 기자= 대구가 고향인 이상규씨(가명. 성남. 47세. 남)는 아내의 근심 섞인 목소리에 마음이 편치 않다. 지난해 직장 문제로 대전에서 성남으로 올라오면서 고향인 대구와는 더욱 멀어졌다.

대구에 내려가 연로하신 부모님을 모시고 고향 친지들을 만나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경제 형편도 녹록치 않다. 대구에서도 외곽지역이라 아내와 아이 셋, 다섯 식구를 이끌고 대중교통을 이용해 이동하는 것도 쉬운 일만은 아니다.

명절에 꼭 내려가겠노라 부모님과 약속한 터라 며칠 째 고민하던 상규씨는 교통편을 알아보며 힘이 빠졌다. 렌터카를 빌리자니 다섯 식구가 타야하고, 고향에 내려가서 부모님도 모시려면 차가 커야했다.
▲     © 황기복 기자
SUV는 연휴기간 동안 빌리려니 임대료만 50~60만 원에 기름 값에 도로비까지 더하면 80만 원은 훌쩍 넘길 판이다. 결국 상규씨는 기차로 내려가기로 하고 명절 표를 예매했다. 그러던 중 명절을 얼마 앞두고 아내가 뜻밖의 놀라운 소식을 전했다.

“여보, 뉴스에서 보니까 경기도에서 해피카 쉐어링이라고, 공용차를 무료로 빌려준다는데 한번 알아보면 어때요?”

형편이 어렵거나 도움이 필요한 배려계층에게 휴일에 쉬는 공용차량을 무상 임대해주는 제도라고 한다. 상규씨는 눈이 번쩍 뜨였다. 연료비만 부담하면 아이들과 편안하게 고향을 갈 수 있고, 부모님을 모시고 친지들을 방문하기도 수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군 추천으로 대상자를 모집한다는 정보를 보고 성남시에 당장 달려갔다. 상규씨는 지원 대상에 선정됐고, 기쁜 마음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세 번이나 올렸다.

“이번 구정에 경기도에서 너무 좋은 일을 하네요. 너무 행복한 소식을 경기도에서 전해주네요. 마음을 알아준다는 것, 그리고 함께 그 마음을 나눈다는 것! 이건 너무 소중한 소통이죠. 경기도의 소통에 박수를 보냅니다.”
▲     © 황기복 기자
상규씨는 5일 오후 경기도청을 찾아 차량을 인수했다. “경기도 해피카 쉐어링 짱입니다. 차가 없는 제게 너무나 좋은 정책인 것 같아요. 앞으로는 가까운 시청이나 동사무소에서도 차를 빌릴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예매했던 기차표는 아깝지만 취소했습니다(웃음). 안전운전하고 잘 다녀오겠습니다. 경기도 공직자 여러분, 고맙습니다!”

경기도가 올 설 연휴 처음 시범 도입한 ‘해피 카 쉐어링(Happy Car-Sharing)’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해피 카 쉐어링’은 공휴일 등에 운행하지 않는 경기도청 공용차량을 취약계층을 비롯해 차가 필요한 도민에게 무상으로 빌려주는 제도이다.

‘해피 카 쉐어링’에는 수원 소재 본청에 있는 90대와 의정부 소재 북부청에 있는 38대 등 총 128대의 공용차량 가운데 운행하지 않는 차량이 우선 이용된다.

지원 대상은 도내 기초수급자, 차상위계층을 비롯해 다자녀 가정, 다문화 가정, 한부모 가정 등 우선 지원이 필요한 배려 계층과 사회복지단체 등이다. 지원된 관용차량은 고향 방문, 문화생활 등에 이용할 수 있다.

차량은 지원 대상자가 수원 본청 또는 의정부 북부청에서 직접 인수하며, 대여료가 없는 대신 주유비와 도로비 등은 본인이 부담해야 한다. 만 26세 이상이라면 누구나 운전이 가능하며, 종합보험에 가입되어 있어 사고 시에도 부담이 없다. 

이번 설 명절에는 수원, 성남, 안산, 안양 등 경기 남부지역 18가족, 고양, 의정부 등 북부지역 도민 4가족 등 경기도 전역에서 신청한 22가족의 도민이 ‘해피 카 쉐어링’을 이용해 고향을 다녀온다. 이번에는 기초생활수급자부터 차상위계층 등 배려가 필요한 도민을 우선 선정했다.
▲     © 황기복 기자
목적지는 가깝게는 서울서부터 멀리는 대구, 고흥, 포항, 강릉까지 다양하다.
이번에 해피카 쉐어링을 신청한 김찬우씨(가명, 수원, 55세, 남)는 “차를 빌려 쓰는 게 비용이 만만치 않고, 지인 차를 얻어타고 가는 게 불편했었는데, 이번에 편하게 갈 수 있게 됐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5년 전에 건강 문제로 직장을 그만두고 기초생활수급자로 생활하던 김씨는 이번에 수원에서 가족 9명과 함께 ‘해피카 쉐어링’으로 빌린 승합차를 몰고 모처럼 고향 포항시를 찾기로 했다.

경기도는 첫 번째 시범사업인 만큼 이용 도민들의 불편이 없도록 꼼꼼하게 차량을 준비했다. 차량 인수인계는 경기도청 직원 14명이 명절을 반납하고 자원봉사자로 나선다.

김성우 도청 차량지원팀장은 “공용차량인만큼 평상시 굉장히 잘 관리되고 있고, 첫 번째 행사인 만큼 현재 보유 차량 중 가장 상태가 좋은 차량들로 배정했다.”며 “차량 성능 점검부터 내부세차까지 깔끔하게 해서 편안하고 안전하게 고향을 다녀오실 수 있도록 준비했다.”고 말했다.

한편, 도는 설 연휴 시범운영을 거쳐 올 9월 추석까지 31개 시군으로 ‘해피 카 쉐어링’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수원과 의정부에 한정된 부족한 접근성을 보완하고, 공유의 가치를 확산하기 위함이다.

올 상반기에는 본청과 북부청을 비롯해 도내 각지에 산재한 직속기관과 사업소 등으로 ‘해피 카 쉐어링’ 가능 지역을 확대하고, 시군과 협의를 거쳐 올 추석에는 도내 전 시군으로 사업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도 방안대로 전 시군에 ‘해피 카 쉐어링’이 도입되면 가까운 주민센터에서도 공용차량을 편리하게 대여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도의 설명이다. 

도는 아울러 공휴일을 비롯해 주말 등으로 이용 가능한 날을 확대하고, 인터넷 등을 통해 편리하게 접수하는 시스템도 마련할 방침이다.

올해 경기도정 방향으로 ‘공유적 시장경제’를 강조하고 있는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공공이 보유한 자산들은 필요한 도민과 공유함으로써 더욱 가치가 빛난다.”며 “해피 카 쉐어링처럼 경기도가 가진 유용한 공공자산을 도민과 공유하는 정책을 계속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 사업은 경기도가 지난해 말 젊은 공직자의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발굴해 정책화하기 위해 진행했던 ‘영 아이디어(young idea) 공개 오디션’에 발표됐던 정책 가운데 하나이다.

정책 아이디어를 냈던 도 신청사추진단 장현석 주무관은 “해피 카 쉐어링은 경기도정이 추구하는 ‘공유와 소통’의 가치를 구현하기 위해 도입한 프로젝트.”라며 “차가 필요한 소외계층이 부담 없이 공용차를 이용할 수 있도록 제도를 보완하고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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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6/02/06 [11:15]  최종편집: ⓒ e조은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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